일상/게임개발/드라마/영화/운동/음악/사진/애니메이션/육아 등.. 100년 후에도 남을 기록을 위하여 오늘도 끄적인다.
추석이나 설날이면 항상 집에 내려갔다 오는 게 고민이다. 혼자였을 때는, 그냥 어떻게든 왔다 갔다 했지만, 이젠 와이프에 애까지 있다 보니 KTX 표 구하는 일이 힘들다. 사실 표 풀리는 날에 바로 예매를 할 수 있으면 좋긴 한데, 신기하게도 그 날은 늦잠을 자거나 깜박한다. 혹시나 일어나더라도 원하는 시간에 예매하기란 어려웠다.
결국, 이번에는 혼자서 갔다 왔는데, 올라오는 표가 KTX 영화 칸이었다. 영화 칸은 대충 재작년부터 생긴 거 같다. 개봉관 수준은 아니지만, 상행/하행 나눠서 상당히 최근 영화를 상영한다. 올해 추석의 상행 영화는 ‘BLACK’ 이었다.
미투데이에서 이 영화를 여러 사람들이 언급하는 것을 보긴 했는데,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, 그냥 감동적인 영화?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. 특히, 제목 보고는 뭔가 인종 관련 문제에 대한 드라마로 착각하고 있었다. ㅎㅎ
이 영화는 헬렌 켈러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영화화한 1962년 작, 미라클 워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한다. 헬렌 켈러에 대한 이야기는 내 기억으론 초등학교 때 집에 있던 위인전 전집에서 보았던 거 같다. 그 때는 사실 그냥 위인이구나… 정도로 기억했던 거 같은데, 이후 네이버 세계 인물 편에서 헬렌 켈러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.
영화를 보면서, 애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, 주로 육아의 관점에서 영화를 감상했다. 영화 속의 아이를 교육하는 장면이 참 남 일이 아닌 것 같았다. 게다가 영화에서의 아이는 보지도 듣지도 못 하는 상태다. 애를 키운다는 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닌데, 보지도 듣지도 못한다니… 이건 뭐, 상상하기 힘들다.
전에 와이프가 보여 준 동영상에서 누가 ‘아이는 일반적인 인간과 완전히 다른 과, 어린이과로 생각하고 대해야 한다’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. 즉, 이미 성인이 되어서 인식하고 있는 인간이라는 존재와는 다른 진화 분류 상에 위치한 생물이라고 생각하고 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. 자기 멋대로고, 시시각각 감정이 변화하고, 제대로 말도 못 알아 듣고,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하지도 못 하고, 육체 역시 잘 다루지를 못 한다. 그러나 이게 아이인 것이다. 당연하지만, 어느 순간 망각하는 사실이다.
나도 가끔씩 애가 뭘 집어 던지고 뒤집어 지고 하면 순간 빡 돌아버리지만, 그래도 신기하게 잘 넘기고 있다. 왠지 아이를 키우면서 정신 수양을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랄까? 그나마 회사 다니면서 출근 전에 2시간, 퇴근 후에 2~3시간 정도니 이 정도지, 와이프처럼 휴직하고 주 5일, 9시부터 20시까지 애를 본다는 건 참;;; 가끔 주말에 와이프 약속 때문에 혼자서 애를 보면, 정말 그 고생을 실감할 수 있다. 회사 일 하는 게 껌이지.
육아는 정말 힘든 일이고, 상당히 많은 것을 포기하지만(특히 여성은), 아이가 커 가는 걸 보면 신비 그 자체다. 아이가 학습하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이건 뭐… 도대체 어떻게 이게 가능한 것일까? 어떻게 하면 이런 AI를 프로그램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상상하곤 한다. 이 놈의 직업병… –0-
결론은 이 영화는 아이를 키우고 있으면, 한 번 볼 필요가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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